◇조은희 서초구청장 프로필 ▲1961년생 ▲이화여대 졸업 학력 ▲단국대 행정학 박사 ▲영남일보·경향신문 기자 ▲청와대 행사기획비서관·문화관광비서관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 ▲서울시 정무부시장 ▲민선 6·7기 서초구청장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한 6.13지방선거의 진짜 승자는 자유한국당의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이다. 전국을 휩쓴 민주당 태풍도 조은희 앞에서는 수증기였다. 득표율도 4년 전 초선 때보다 오히려 더 올랐다. 서울 구청장 25명 중 유일한 야당 구청장이지만 일당백의 위상을 갖게됐다.
이정도면 으쓱할 법도 한데 조은희 구청장은 목소리를 더 낮추고 고개를 숙인다. 지방선거 참패 후 자유한국당이 성찰할 것은 없냐고 묻자 자신부터 성찰하겠다고 한다. 박원순 시장이 선거 때 서초구에 살다시피하며 민주당 후보 운동을 했는데도 "나를 도와줄 수는 없지 않았겠나"고 '쿨'하게 받아넘긴다. 초과이익환수제 폐지를 주장하지만 당장 혼란을 겪을 구민들을 위해 우선 재건축 부담금을 합리적으로 산정하라고 정부에 대안을 건의한다. 한 수 위랍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26일 구청 집무실에서 진행한 뉴스1과 인터뷰에서 "정치든 행정이든 주민의 삶에 도움이 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보수·진보 진영을 떠나서 심판받는다"고 선거에서 민심이 준 교훈을 정리했다.
승리의 원동력은 구민과 자신의 '1대1 스토리'에서 찾았다. 심지어 정의당원인 구민까지 자신을 지지할 수 있었던 건 "구청창으로서 일을 잘 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후의 구민까지 귀기울이고 문제를 해결해주는 게 단체장의 소임이다. 조 구청장은 "절 지지한 분들은 저와 직간접적인 스토리가 있다. 그런 경험들이 모여서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조 구청장은 이미 재선의 달콤함은 잊었다. 민선7기 출범 한달도 되지않아 정부에 재건축부담금 산정 개선안을 제시했고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를 중단없이 추진한다. 개청 30년을 맞은 서초구의 100년 후 미래에도 시선이 가 있다. 그 비전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그는 "오로지 구민만 바라보는 ‘서초당원'"이기 때문이랍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 25개구 압승을 노렸지만 서초구는 어려울 거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했나. ▶선거를 할 때는 무조건 이긴다고 자기 최면을 걸어야 한다.(웃음) 제가 확신에 차야 캠프 동지들이 신이 난다. 후보가 (당선) 될까 안 될까 걱정하고 있으면 될 일도 안 된다. 실제로 스스로 최면을 건 측면도 있고 된다고도 생각했다.
-시장, 시·구의원 다 1번(민주당) 찍었는데 구청장만 2번(한국당) 찍었다는 서초구민이 꽤 된다고 한다. ▶제 득표율이 52.4%였는데 자유한국당 비례대표 서초구 득표율이 34.8%였다. 제가 당 지지율보다 17.6%p 더 높았다. 한 구민은 정의당 당원인데 구청장은 저를 지지했다고 하더라. 왜냐면 일을 잘 했기 때문이라고. 어떤 분은 가로수 관련 민원을 했는데 바로 해결해줬다며 제게 표를 주셨다. 저는 서초구 안 짜투리땅을 하나도 버려두지 않고 들꽃을 심었다. 그리고 꽃마다 꽃 이름과 특징을 일일이 설명해놨다. 그걸 보고 조은희가 꼭 서초구청장될 줄 알았다는 분도 있었다. 절 지지한 분들은 저와 직간접적인 스토리가 있다. 그런 경험들이 모여서 결과를 만들어낸 것 아닐지 궁금하답니다
-이제 전국구 인사가 될 것 같다. ▶선거, 잔치는 끝났다.(웃음) 한 순간이죠.
-서리풀 원두막 등 생활행정이 구민들의 사랑을 받았는데 그런 정책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은. ▶직원들과 가치를 공유하면 된다. 서초구 직원들은 유능하니까. 그럼 아이디어가 나온다. 구민들이 땡볕에 서있으면 힘드시겠는데 대책이 없을까 했더니 ‘서리풀원두막’이 나왔다. 겨울이라 버스정류장이 되게 춥겠는데 방법이 없을까 하니 ‘온돌의자’가 나왔다. 강남대로 커피컵 모양 재활용 분리수거함도 그렇게 탄생했다. 물론 아이디어가 잘 안 나올 때도 있다. 그렇다고 포기하면 안 된다.(웃음) 계속 관심을 갖고 주문하면 결국은 이뤄진다. 서리풀원두막 아이디어를 낸 직원은 팀장 승진했다. 강남대로 노점상들을 설득해 푸드트럭으로 전환시킨 분도 과장 승진했다. 제가 아이디어를 낼 필요가 없다. 저는 근본적으로 우리 직원들에게 믿음이 있습니다.
-박원순 시장이 선거기간 서초구에 자주 와서 민주당 후보 지지유세를 집중적으로 했는데. ▶선거 뒤에 미안하다고 하더라.(웃음) 이해한다. 저를 도와줄 수는 없었을 테니까. 전 서울 유일한 야당 구청장이다. 많은 분들이 저와 박원순 시장의 관계를 관심있게 볼 것이다. 서울시와 협조할 건 충분히 하겠다. 서울시 도움도 많이 받고 싶다. 서초구가 추구할 게 있으면 당당하게 추구하겠다. 서울시에 첫 요청으로 체비지에 있는 서초문화예술회관 부지교환을 제기했는데 이야기가 잘 됐다. 시장님과 면담 한번 하면 마무리될 것 같다. 박 시장은 시민운동가 시절부터 다양성을 존중하고 소수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았나. 24대1, 유일한 야당 구청장을 외톨이로 만들지 않을 것이랍니다.
-올해 서초구 개청 30주년을 맞아 하고 싶은 일, 민선7기 내 꼭 이루고 싶은 일은. ▶서초구 30주년을 맞아 앞으로 100년 밑그림을 그리겠다. 지구단위계획, 교통대책은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다. 결과가 확 드러나거나 당장 박수받는 일은 아니지만 서초의 미래를 업그레이드할 밑그림을 그리는 게 제 할 일이다. 민선7기에는 올해 조직개편으로 탄생한 ‘밝은 미래국’ 사업을 본격화하겠다. 저출산, 청년실업, 고령화, 양극화 문제 등을 ‘밝은 미래’라는 키워드로 풀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