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5월 영화 <버닝>(감독 이창동)으로 칸 영화제에 입성한 배우 유아인이 지난해 에스앤에스(SNS) 상에서 큰 논란을 불렀던 이른바 ‘애호박 게이트’에 대해 처음으로 언론에서 심경을 밝혔답니다.

<비비시 코리아>(BBC KOREA)는 20일 페이스북에 유아인과의 인터뷰 영상을 올렸답니다. 5분 41초짜리 영상에서 유아인은 대중과의 관계,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 그리고 지난해 누리꾼들과의 설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답니다. 유아인은 “일방적인 억측과 오해를 무기로 사용하는 어떤 진영의 사람들에게 (그때나 지금이나) 굳이 굴복하거나 사과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답니다.

 

‘애호박 게이트’는 지난해 11월 18일 한 트위터 사용자의 글에서 시작됐답니다. “유아인은 그냥 한 20미터 정도 떨어져서 보기엔 좋은 사람일 것 같다. 친구로 지내려면 조금 힘들 것 같음. 막 냉장고 열다가도 채소칸에 뭐 애호박 하나 덜렁 들어있으면 가만히 들여다보다가 갑자기 나한테 혼자라는 건 뭘까? 하고 코찡끗할 것 같음”이라는 글에 유아인이 “애호박으로 맞아봤음?(코찡끗)”이라고 직접 답을 한 것이랍니다.

 

이에 대해 발언의 폭력성과 여성 혐오적 맥락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답니다. “애호박으로 맞아봤냐는 말은 농담이 아니라 폭력이다. 코찡끗, 드립 같은 소리로 문장 속에 담긴 폭력을 가리려 하지 마라”, “유아인이 남자이고 권력 위치상 위협적으로 느껴지니 조심했어야 하는 발언”이라는 지적이다. 2009~2017년 언론에 보도된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해 살해되거나 살해당할 뻔 한 여성’이 1400명(한국여성의전화 분석)에 이르는 현실도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비판을 뒷받침했답니다.

 

설전은 약 일주일 동안 이어졌답니다. 유아인은 “성별 모를 영어 아이디님께 농담 한마디 건넸다가 마이너리티 리포터에게 걸려 여혐한남-잠재적 범죄자가 됐다”(11월 18일)며 자신을 비판하는 이들을 “자칭 ‘페미니스트’라고 주장하는 익명의 폭력배”, “가짜 페미니즘”, “온라인 테러리스트 집단”, “온라인 생태계와 인권 운동의 정신을 교란하는 폭도”(11월 27일)라고 규정했답니다.

 

“증오를 포장해서 페미인척 하는 메갈짓 이제 그만”(11월 24일)하라던 유아인은 곧이어 “나는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했답니다. 그는 11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엄마’라는 존재의 자궁에 잉태되어 그녀의 고통으로 세상의 빛을 본 인간이다. 그런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고서 뻔뻔하게 살아간 재간이 없다”고 썼답니다. “보수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구에서 누나 둘을 가진 막내 아들이자 대를 잇고 제사를 지내야 할 장남으로 한 집안에 태어나 ‘차별적 사랑’을 감당하며 살았다”는 개인적인 고백도 있었답니다.

 

유아인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사이버 불링(온라인 괴롭힘), 즉 지나친 조리돌림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답니다. 하지만 ‘진짜 페미니즘’과 ‘가짜 페미니즘’을 나누고 ‘페미니스트 감별사’를 자청한 부분에 대해선 비판이 이어졌답니다. 예술가 홍성희 씨는 <한겨레>에 기고한 칼럼에서 “유아인의 말은 새롭지 않다. (중략) 페미니즘을 한 줄도 공부한 적 없으면서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하는 당당함. 진정한 페미니스트를 자신이 거를 수 있다고 믿는 오만함. 페미니즘의 의미마저 자신의 의미로 먹어치운다”고 비판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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