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남궁원 “어머니 병원비, 자식 유학비..." 그도 아들이자 아버지였다 - 2024. 2. 5
‘한국의 그레고리 펙‘으로 불렸던 미남배우 남궁원이 5일 별세한 가운데, 생존 그의 방송 인터뷰가 눈길을 끈답니다.
남궁원은 지난 2016년 TV조선 교양 프로그램 ‘인생다큐 마이웨이’에 출연해 아들인 홍정욱 전 의원을 포함해 세 자녀를 외국 명문대에 보내기 위해 “클*에서 노래를 한 번씩 하고 그랬다”고 털어놨다.
자식들에게는 비밀로 했지만 방학 기간 한국에 온 아들이 자신의 밤무대 포스터를 보고 그 사실이 탄로 났다고. 남궁원은 “아들이 ‘우리 때문에 아버지가 클*까지 가서 노래를 하셨구나’라는 생각에 아주 충격을 받았다고 하더라”고 돌이켰습니다.
2008~2012 제18대 국회의원을 지낸 홍정욱 전 의원은 미국 조기유학이 흔치 않던 1980년대 중반, 중학교 3학년 때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을 동경해 그가 졸업한 미국 명문 사립고등학교로 홀로 유학을 떠났으며,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했다.
그는 선거 유세 당시 아버지가 자식들 유학비 때문에 밤무대 행사나 이미지에 안 맞는 영화 등에 출연하여 매우 죄송스러웠다고 밝힌 바 있다. 남궁원은 ‘인생다큐 마이웨이’에서 “아들이 선거 유세할 때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찡했다"며 부성애를 드러냈습니다.
남궁원은 또 원래 배우 지망생이 아니었다고 한다. 잘 생긴 외모 덕에 한양대 재학 시절부터 유명 감독들의 러브콜을 받았으나 교수나 외교관에 뜻을 두고 미국 유학을 준비하던 중 어머니가 암 진단을 받고 그 치료비를 마련하고자 연예계에 진출했다.
안타깝게도 어머니는 아들의 헌신에도 불구하고 수술 후 3-4개월만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하지만 영화사와 전속 계약을 맺은 뒤라 배우가 자신이 운명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화려한 삶을 살았지만, 그 역시 누군가의 자식이자 아버지였던 것이랍니다.
고인은 1959년 영화 '그 밤이 다시 오면'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자매의 화원'(1959)과 아울러서, '빨간 마후라'(1964) '내시'(1968), '화녀'(1971), '아이러브 마마'(1975), '피막'(1980), '가슴달린 남자'(1993) 등에서 활약했으며, 고(故) 신상옥 감독의 '자매의 화원'(1959) 등 여러 작품을 출연했다. 1999년 마지막 작품 '애'까지 무려 345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남궁원은 지난 2015년 제5회 아름다운 예술인상 수상 당시 “오직 한 길, 연기만 걸어온 걸 기특하게 생각해서 이 상을 주신 것 같다. 지난 60년 동안 옆길을 보지 않은 게 기특해서 주신 상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2016년 은관문화훈장도 수훈했다.
한편 5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수년 전부터 폐암 투병을 해왔던 남궁원이 이날 오후 4시께 안타깝게도 숨을 거뒀다. 유족으로는 아내 양춘자, 국회의원을 지낸 홍정욱 올가니카 회장을 포함해 1남 2녀가 있답니다.